시간 여행 능력을 가진 사람이 그 능력을 포기하고 현실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영화 ‘어바웃 타임’입니다. 지금부터 영화 소개, 줄거리, 인상적인 장면을 분석하고 영화가 주는 교훈까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영화 어바웃 타임
영화 '어바웃 타임(About Time)'은 2013년 개봉한 영국의 로맨틱 판타지 드라마로, 삶의 소중함과 시간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따뜻하게 조명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러브 액츄얼리', '노팅 힐', '브리짓 존스의 일기' 등으로 유명한 로맨틱 영화의 거장 리처드 커티스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모두 맡았습니다. 감동적이고 위트 있는 대사, 일상적인 인물의 사랑과 성장, 그리고 가족 간의 진한 유대가 섬세하게 그려진 이 영화는 리처드 커티스 감독의 영화 인생을 대표하는 마지막 연출작이기도 합니다. 주인공 '팀' 역은 아일랜드 출신 배우 도널 글리슨이 맡았고, 그의 연인은 '메리' 역으로 레이첼 맥아담스가 출연합니다. 아버지 역은 빌 나이가 맡아 유쾌하면서도 철학적인 분위기를 더하며 영화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습니다. 이들은 모두 각각의 인물에 깊이 있는 감정을 부여해,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인생과 시간의 의미를 되묻게 만듭니다. 영화는 21살이 된 주인공 팀이 아버지로부터 충격적인 사실을 듣는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그의 집안 남자들은 모두 '시간여행'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특정한 자세를 취하면 과거의 특정 시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팀은 이 능력을 사랑을 얻는 데 사용하고자 결심하고, 여러 시행착오 끝에 자신과 운명적으로 맞닿아 있는 여자 메리를 만나 사랑을 키워나갑니다. 하지만 영화는 단순히 로맨틱한 시간 조작이 주는 판타지에 머무르지 않고, 그 능력의 한계와 윤리, 나아가 반복할 수 없는 인생의 가치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해 나갑니다. '어바웃 타임'은 영국을 포함한 유럽, 미국, 한국 등 세계 각국에서 개봉되었고, 잔잔한 호평과 함께 꾸준한 관객 몰이를 이끌었습니다. 한국에서는 2013년 12월 개봉해 약 34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예상 이상의 흥행을 기록했고, 특히 젊은 관객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다시 보고 싶은 인생 영화', '보고 나면 삶이 달라 보이는 영화'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재개봉과 IPTV, OTT 플랫폼에서도 지속적으로 회자되었습니다. 음악과 영상미 역시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영화의 배경은 잉글랜드 남부의 콘월 지방과 런던의 일상적인 골목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따뜻한 톤의 영상은 인물들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녹여냅니다. 또한 Ben Folds, Nick Cave, The Cure 등의 곡이 영화의 흐름 속에 어우러져 감정을 더욱 풍부하게 채워주며, 'The Luckiest'는 영화의 엔딩을 감동적으로 마무리하는 명곡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무엇보다 '어바웃 타임'은 시간여행이라는 환상적 장치를 통해 결국 '현재를 사랑하는 법'을 말합니다. '오늘을 두 번 살아보라'는 아버지의 조언처럼, 영화는 반복할 수 있어도 결코 완벽할 수 없는 인생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사는 '소중한 하루'의 의미를 따뜻하고도 섬세하게 전달합니다.
영화의 줄거리
영화는 잉글랜드 콘월 지방의 해안 마을. 빨간 머리의 평범한 청년 '팀 레이크(도널 글리슨)'가 가족들과 여름을 보내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유쾌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가족들이 함께 식사를 하고, 파도 소리가 배경을 채우는 평화로운 시골집. 팀의 21번째 생일, 아버지(빌 나이)는 그를 서재로 따로 부릅니다. 그리고 놀라운 이야기를 꺼냅니다. "우리 집안 남자들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단다." 농담처럼 들리는 이 말은 팀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는 첫 시작이 됩니다. 시간여행의 방식은 간단합니다. 어두운 곳에서 주먹을 쥐고 눈을 감으면, 자신이 살았던 과거의 특정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단, 미래로는 갈 수 없고, 바꿀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인생과 그 안의 작은 선택들뿐입니다. 팀은 이 능력을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하다, 사랑을 찾기로 결심합니다. 런던으로 이사한 팀은 변호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면서, 룸메이트 해리의 연극 실패를 시간여행으로 도우며 능력을 연습해 갑니다. 그러던 중 그는 한 식당의 어두운 저녁 자리에서 '메리(레이첼 맥아담스)'를 처음 만납니다. 얼굴을 보지 않고 대화를 나눈 그 순간, 두 사람은 강하게 끌립니다. 하지만 팀은 이후 시간여행을 사용해 해리의 연극을 다시 성공시키는 선택을 하게 되고, 그 결과 메리와의 첫 만남은 사라지고 맙니다. 메리를 다시 만나기 위해 팀은 메리의 연락처를 찾고, 그녀가 좋아하던 사진 전시회에 우연히 가는 등 수차례의 시간여행을 시도합니다. 결국 그는 메리의 마음을 얻고,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데이트, 청혼, 결혼식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팀은 다양한 실수를 시간여행으로 고쳐나가며 메리와의 인연을 지켜갑니다. 이 과정은 유쾌하면서도 따뜻하게 전개되며, 인생에서 '사랑을 지켜낸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자연스럽게 보여줍니다. 시간이 흘러 부부는 첫 아이를 갖게 됩니다. 이 시점에서 영화는 시간여행의 '한계'를 드러냅니다. 팀은 누나 킷캣이 겪은 사고를 막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지만, 돌아온 현재에서는 아이가 바뀌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이후에는 과거로 갈 수 없다는 제약은, '시간이 지나면 되돌릴 수 없는 순간'이 존재한다는 현실을 강하게 인식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영화는 점점 가족의 이야기로 중심을 옮깁니다. 아버지가 암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팀은 아버지와 보내는 마지막 시간들을 하나하나 소중히 기억하기 위해 계속 시간여행을 반복합니다. 아버지와 함께 바닷가를 산책하고, 책을 읽고, 농담을 주고받는 장면은 가족이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팀은 마지막으로 아버지와 과거의 어린 시절로 함께 돌아가 손을 맞잡고 해변을 걷습니다. 그 장면은 말없이 깊은 울림을 주는 영화의 클라이맥스 중 하나입니다. 결국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팀은 더 이상 시간여행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심합니다. 그는 아버지의 마지막 조언을 되새깁니다. "하루를 살고, 그날 밤 다시 그 하루를 한 번 더 살아보렴. 그러면 사소한 순간들을 새롭게 보게 될 거야." 팀은 이 조언을 실천하며, 매일의 하루를 처음처럼 살기 시작합니다. 점점 그는 두 번째 하루조차 반복하지 않고, 단 한 번뿐인 오늘을 더 소중히 대합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팀은 어린 아들과 함께 등굣길을 걷습니다. 길가에 핀 꽃과 창밖의 햇살을 바라보며, 그는 말합니다. "이제는 더 이상 시간여행을 하지 않는다. 나는 그냥, 오늘을 살아간다." 이 대사는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압축하며, 관객에게 지금 이 순간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웁니다.
인상적인 장면 분석
'어바웃 타임'은 시간여행이라는 판타지적 설정을 도입하고 있지만, 그 장치는 단지 극적 재미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인생의 소중한 순간들과 관계의 본질을 되새기게 하는 은유적 장치로 작용합니다. 영화 곳곳에는 크고 작은 상징들이 배치되어 있으며, 이들은 팀의 성장, 사랑, 이별, 그리고 삶의 철학을 깊이 있게 전달합니다. 가장 인상적인 상징은 영화의 핵심 소재인 시간여행 그 자체입니다. 팀이 과거로 돌아가는 행위는 단순히 실수의 수정이나 더 나은 선택을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이 능력을 사랑을 고백하거나, 가족과의 시간을 소중히 보내는 데 사용하게 됩니다. 특히 시간여행의 한계를 인지한 이후, 그는 더 이상 모든 것을 고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실수조차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성숙함을 보여줍니다. 이는 인생이란 ‘완벽하게 다듬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것’임을 상징합니다. 또한 영화 후반부, 아버지와 팀이 과거로 돌아가 함께 어린 시절의 해변을 걷는 장면은 깊은 울림을 줍니다. 해변은 가족의 평화와 시간의 흐름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그 장면 속에서 아버지와 아들은 시간의 끝자락에서 마지막 순간을 공유합니다. 말없이 바다를 바라보는 그들의 뒷모습은 이별이 아닌, '감사의 감정'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장면은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 함께했던 시간을 되새기고 받아들이는 자세를 보여줍니다. 또 하나 인상 깊은 장면은 팀이 하루를 두 번 살아보는 실험입니다. 첫 번째 하루는 피곤한 표정으로 쫓기듯 살고, 두 번째 하루는 같은 일을 하더라도 여유와 감사의 눈빛으로 살아갑니다. 커피숍 직원에게 미소를 건네고, 엘리베이터 안의 음악을 즐기며, 사소한 순간 속에서도 행복을 찾는 팀의 모습은 영화의 주제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시퀀스입니다. 이 장면은 반복하지 않아도, 마음가짐만으로 하루가 달라질 수 있음을 상징합니다. 메리와의 첫 만남 역시 영화의 또 다른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어두운 레스토랑에서 시각을 차단한 채 목소리만으로 대화하는 이 장면은, '첫인상'이라는 시각적 요소 대신 감정과 교감으로 사람을 느끼는 경험을 전달합니다. 이는 사랑이란 외적인 조건보다, 진정한 대화와 마음의 통합에서 비롯된다는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어둠 속에서 시작된 이 만남은 이후 밝고 따뜻한 삶으로 이어지며, ‘사랑은 빛을 만드는 힘’이라는 의미로 확장됩니다. 영화 전반에 걸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사진 역시 시간을 고정하려는 인간의 본능을 상징합니다. 가족사진, 웨딩사진, 일상 속 순간을 포착한 장면들은 모두 시간의 흐름 속에서 '멈춰 있는 감정'을 붙잡으려는 시도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팀은 점차 사진보다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게 되고, 이는 기억보다 중요한 것은 '살아가는 방식'이라는 주제를 강화합니다. 또한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팀이 어린 아들과 학교까지 함께 걷는 장면은, 단순한 일상 속에 담긴 인생의 진리를 보여줍니다. 팀은 시간여행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오늘 하루를 온전히 살아가는 것의 가치를 스스로 터득합니다. 이 장면은 영화 전체의 흐름을 마무리 짓는 동시에, 시간이라는 소재가 결국은 '현재'를 말하기 위한 도구였음을 확인시켜 줍니다. 결과적으로, '어바웃 타임'은 특별한 하루보다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특별해질 수 있는지를 반복적인 장면과 상징으로 일깨워줍니다. 시간, 해변, 사진, 반복된 하루는 모두 '삶을 사랑하는 방식'을 가리키고 있으며, 그것이야말로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한 진짜 마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가 주는 교훈
영화 '어바웃 타임'은 시간여행이라는 판타지 설정을 중심에 두고 있지만, 이야기의 핵심은 그 능력을 어떻게 쓰느냐가 아니라 시간을 어떻게 바라보며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에 있습니다. 이 작품이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그 질문에 대해 따뜻하고 섬세하게 대답하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처음에는 '사랑을 얻기 위한 시간 조작'에서 출발하지만, 점차 그 범위를 넘어섭니다. 팀은 시간여행을 통해 실수를 바로잡고, 데이트를 다시 시도하고, 이상적인 결혼식을 만들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깨닫습니다. 완벽한 하루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하루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기억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요. 가장 큰 메시지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라’**는 말에 담겨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팀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하루를 두 번 살아보라고 조언합니다. 처음에는 평소처럼, 두 번째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팀은 처음엔 시간여행으로 이를 실천하지만, 결국 시간여행 없이도 같은 하루를 따뜻하게 살아낼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영화는 이 과정을 통해, 삶의 마법은 특별한 사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사소한 순간에 깃들어 있음을 조용히 강조합니다. 또한 영화는 ‘이별’과 ‘수용’의 태도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다룹니다. 팀의 아버지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은 시간여행의 능력으로도 되돌릴 수 없습니다. 이미 태어난 자식이 있는 상태에서는 과거로 돌아가는 것도 불가능해지기에, 팀은 결국 아버지와의 마지막 시간을 기억에 남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가 아버지와 마지막으로 함께 시간을 거슬러 어린 시절의 해변을 산책하는 장면은, 떠나가는 이와의 이별을 애도와 감사의 감정으로 마주하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또한 완벽주의에 대한 반박이기도 합니다. 팀은 처음엔 실수 없이, 후회 없이, 가장 이상적인 선택을 하려 노력합니다. 그러나 점차 그는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대신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는 법을 배웁니다. 그리고 그 수용의 자세가 오히려 삶을 더 깊고 풍요롭게 만든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즉, 실패해도 괜찮고, 아쉬워도 괜찮다는 긍정적 인생관이 이 영화의 중심입니다. 영화는 궁극적으로 사랑, 가족, 일상에 대한 감사를 이야기합니다. 팀이 시간을 돌려 얻고자 했던 건 결국 사랑하는 사람과의 평범한 하루였습니다. 메리와의 식탁, 아이들과의 놀이 시간, 부모님과의 대화. 이 모든 순간들이 모여 인생이 됩니다. 특별한 날이 아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하루’가 사실은 가장 특별한 날일 수 있다는 깨달음은,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가장 순수한 진실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지금 여기’를 살아내는 것의 아름다움을 잊지 말라는 다정한 속삭임처럼 느껴졌습니다. 시간여행이라는 기발한 설정은 결국, 우리가 얼마나 오늘을 가볍게 지나치는지 되돌아보게 만드는 거울이었습니다. 시계를 되돌릴 수는 없지만, 지금의 나로 온전히 하루를 살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멋진 시간여행이라는 것을 이 영화는 말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