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 묫자리에 따라 후세의 운이 바뀐다는 영화 ‘명당’입니다. 영화의 줄거리와 명장면을 통해 남긴 영화가 남긴 메시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영화 ‘명당’ 소개
명당은 조선 말기를 배경으로 한 한국의 사극 영화로, 풍수지리를 소재로 권력과 명당을 둘러싼 갈등을 그린 작품입니다. 조선 후기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상상력이 더해져 영화가 만들어졌습니다. 주피터 필름의 ‘역학 3부작’(관상, 궁합, 명당) 중 마지막 작품으로, 풍수지리가 운명과 권력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 소재로 삼았습니다. 이 영화의 연출은 ‘간신’을 만든 박희곤 감독이 맡았고, 주요 출연진으로는 풍수지리의 대가 박재상(배우 조승우), 야망을 품은 흥선(배우 지성)이 등장합니다. 그 외 배우 백윤식(김좌근 역), 김성균(김병기 역), 유재명(구용식 역), 문채원(초선 역) 등이 탄탄한 연기력으로 영화의 긴장감과 드라마를 이끌었습니다. 명당은 한국에서 2018년 9월 19일 추석 시즌에 개봉했으며, 미국에서는 제한된 상영으로 같은 해 9월 말 개봉했습니다. 천재 지관 박재상이 명당을 이용해 나라를 장악하려는 장동 김씨 가문의 음모를 막다 가족을 잃고, 13년 후 복수를 위해 흥선군과 손잡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영화는 풍수지리를 둘러싼 권력 투쟁과 인간의 욕망을 조명하며, 조선말 세도정치의 혼란을 배경으로 긴장감 있는 서사를 펼칩니다. 관객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으나, 같은 시기에 개봉한 ‘안시성’과 경쟁하며 흥행은 다소 주춤했습니다. 명당은 개봉 6일 만에 100만 관객, 14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으나, 최종 관객 수는 약 210만 명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조승우와 백윤식의 연기, 화려한 영상미가 호평받았으나, 풍수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은 몰입이 어려웠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비평가들은 조승우와 지성의 연기력과 의상 등 시대 고증의 디테일은 호평했으나, 전개가 다소 느리고 설득력 있는 서사 흐름이 부족하다는 평도 일부 있었습니다. 하지만, 관객들은 “풍수지리”라는 독특한 소재를 현대적으로 해석했다는 점에 흥미를 느꼈으며, 권력과 땅, 욕망이 교차하는 상징성에 주목했습니다. 영화는 단순한 왕위 쟁탈전이 아니라, 인간 욕망이 만들어낸 허상과 그 뒤에 숨겨진 진실에 대한 은유로 읽히기도 했습니다. 또한, 조선 말 흥선군과 김좌근 같은 실존 인물을 허구적 서사 속에 녹여내며 역사적 상상력을 자극했습니다. 촬영은 경북 안동과 전주에서 진행되어 조선의 전통 건축과 자연경관을 생생히 담아냈습니다.
줄거리
명당이라는 것을 설명하면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내의원에서 올린 탕약을 마신 세자가 피를 토하며 죽습니다. 효명세자의 능을 선택하려는데 지관 하나가 이곳은 ‘장자의 손이 끊기는 흉지’라며 강력히 반대합니다. 그러나 많은 신하와 지관이 모두 명당이라 주장하여 결국 효명세자는 이 자리에 묻히게 됩니다. 그리고 이 지관을 못마땅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간언을 올린 박재상(조승우)의 집에 친구 구용식이 찾아옵니다. 술을 먹다가 둘은 소변을 보러 산으로 갑니다. 그 사이, 장동 김씨가 보낸 병사들이 그의 집을 불태우고 가족들을 참살합니다. 친구 용식은 재상을 말립니다. 13년 후, 박재상과 용식은 지관 일로 상담과 문제를 해결해 줍니다. 한편, 김좌근(백윤식)은 가문이 천년만년 권세를 누릴 대명당을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명당은 왕실의 땅이었고, 김좌근은 그 땅을 둘러서 자신의 땅으로 만들고 원래 살던 거주민들을 모조리 쫓아냅니다. 이를 알고 분노한 왕은 신하를 찾지만, 모든 신하는 김좌근의 생일 축하연에 참석하여 자리에 없습니다. 김좌근의 생일 잔칫날, 흥선(지성)은 갑자기 등장합니다. 술이라도 얻어먹으려고 왔다 하고, 김좌근 아들 김병기(김성균)의 다리 사이를 누비며 개 행세를 합니다. 박재상은 기생집에서 돈을 쓰며 기생들에게 김좌근의 선친 묫자리를 알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월영각 대방 초선(문채원)에게 이를 제지당합니다. 초선은 월영각 최고의 손님이 김좌진 대감이라고 하며, 박재상과 용식을 돌려보냅니다. 왕은 신하들을 모아 땅 문제를 이야기하지만, 힘이 없습니다. 왕과 흥선은 상의하며, 왕실의 권위를 찾고자 합니다. 하지만 힘이 없는 왕은 신하를 이길 수 없습니다. 박재상의 집에 갑자기 흥선이 찾아옵니다. 느닷없이 왕이 궁금해하신다고 하며, 장동 김씨의 묫자리를 알려달라고 합니다. 재상은 직접 왕에게 왕릉은 ‘흉지’라고 말하고, 밤에 왕릉을 팝니다. 그 관 안에 물이 차고, 뱀들이 있습니다. 그 근처, 박재상이 명당이라서 지목한 곳을 파보니 김조순(김좌근의 아버지)이 묻혀 있었습니다. 왕은 김좌근을 처리하기로 결심합니다. 이 사실을 안 김좌근은 자신에게 책임을 넘기는 다른 관료들을 모조리 숙청한 후, 왕 앞으로 갑니다. 김좌근에게 굴복한 왕은 조용히 아버지의 묘만 이장합니다. 박재상과 흥선은 장동 김씨의 모든 묫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김좌근은 새로운 명당을 찾기 위해 옛 지관 정만인을 찾지만, 만인은 비협조적입니다. 박재상과 흥선은 장동 김씨의 묫자리를 찾기 위해 상의하고, 기생집 대방 초선은 김좌근의 집안 내부를 알려줍니다. 실제 김좌진의 횡포에 초선은 부모님을 잃고, 흥선의 도움으로 성장한 것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지관을 찾으려는 김좌근의 시험에 박재상이 시험에 응시하기로 합니다. 김좌진의 눈에 든 박재상은 숨겨진 장소에서 묘도를 찾아내는 데에 성공합니다. 하지만 갑자기 돌아온 김좌진에게 잡힐 뻔했지만, 흥선의 희생으로 무사히 도주합니다. 이어진 충격적인 사실은 장동 김씨의 묫자리는 왕릉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장동 김씨는 왕릉을 파낸 후, 국왕의 관위에 조상들의 관을 암장한 것입니다. 또한 김좌근은 정만인이 말해준 왕을 바꿀 수 있는 이대 천자 지지(二代天子之地)라는 땅에 관심을 가집니다. 재상과 흥선은 이대 천자 지지에 관해 이야기하지만, 박재상은 그런 땅은 없다며 확신합니다. 그리고 장동 김씨 묫자리에 관한 내용은 저잣거리에 소문납니다. 한편 김좌근은 집안의 묘도가 없어진 것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증거로 안경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저잣거리 소문은 화살에 묶인 편지로 왕도 알게 됩니다. 분노한 왕은 병력을 이끌고 김좌근의 집으로 쳐들어갑니다. 김좌근은 “조카 왔는가?”라며 왕을 하대합니다. 왕이 칼을 빼자, 왕을 따라온 병력이 칼을 빼 왕을 겨눕니다. 김좌근은 미신에 미혹되어 나라를 망친다고 왕을 책망하고 왕비 뱃속 세자까지 동원해 협박합니다. 왕은 이 협박에 굴하고, 안경 주인인 이원경(강태오)은 고문받다 죽습니다. 왕이 김좌진에 굴한 것을 안 박재상과 용식은 다투게 됩니다. 흥선은 자기 아들을 세자라고 부르며, 장난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병기와 초선은 정만인을 찾아 이대 천자 지지에 대해 논합니다. 그리고 김병기에게 이대 천자 지지에 아예 새로운 인물을 매장하고 직접 왕이 되라고 권유합니다. 초선에게는 입조심하라고 경고합니다. 흥선군 일행은 정만인의 거처를 급습하여, 그를 납치합니다. 김병기는 누워있는 김좌근을 목 졸라 죽입니다. 김병기도 정만인이 납치된 사실을 알고, 초선을 고문합니다. 하지만 초선은 자결하고, 흥선은 돌아와 만인에게 이대 천자 지지에 관해 묻습니다. 처음부터 흥선은 이대 천자 지지를 가지고 세상을 다스리고 싶어 한 것입니다. 장동 김씨 파멸이 아닌 자신의 권좌를 원했습니다. 흥선은 이대 천자 지지로 향하고, 김병기는 박재상과 용식을 잡고 이대 천자 지지에 관해 물어봅니다. 용식이 이 위치를 말하고 김병기가 흥선의 뒤를 따라 이대 천자 지지로 갑니다. 정만인과 함께 가야사로 간 흥선은 승려들을 내쫓고 불을 지르려 하지만, 바로 도착한 김병기 일행이 이들을 막아서며 결전이 벌어집니다. 김병기와의 대결에서 승리한 흥선은 이대 천자 지지를 차지하고, 김병기는 현재 왕의 묘에 대한 흥선군의 동의를 받아냅니다. 이어서 김병기의 명으로 헌종은 독살되고, 흥선은 이를 묵인합니다. 병기는 돌아가고, 박재상은 흥선에게 올바른 소리를 하며 그를 말립니다. 하지만 흥선은 결국 가야사에 불을 지릅니다. 가야사를 불태운 흥선은 남연군의 묘를 씁니다. 그리고 정만인을 죽입니다. 정만인의 시체는 강에 버려집니다. 시간이 흘러, 박재상의 집에 김병기가 찾아옵니다. 그는 재상에게 아버지의 묫자리를 봐달라고 청하고, 재상이 정해준 곳에 김좌근을 모십니다. 그리고 재상과 용식은 땅을 떠납니다. 한편, 흥선의 아들은 즉위하여 왕이 됩니다. 시간이 흘러, 가세가 기울어진 김병기는 아버지의 묫자리를 팝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관을 찾을 수 없습니다. 그곳은 흉지였습니다. 재상과 용식에게 두 남자가 찾아옵니다. 그리고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기 위해 젊은이들을 가르칠 학교를 세우려 한다며 명당자리를 찾아달라고 부탁합니다. 재상은 서간도를 추천하고 용식은 그동안 모은 재물과 땅문서를 그들에게 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재상은 “신흥”이라는 이름을 주고, “이 나라를 다시 일으켜 주시게나!”라고 말합니다.
명장면
이 영화는 풍수지리에 관해 뛰어나고 올바른 사상을 가지고 있는 박재상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박재상은 김좌근에 의해 가족이 참살당하면서 복수를 꿈꿉니다. 동시에 올바른 인성으로 알고 있는 정확한 지식을 주장하는 인물입니다. 영화 시작 부분에서 효명세자의 묫자리를 택할 때 그의 행동은 참으로 멋집니다. 모든 신하와 지관들이 찬성할 때, 홀로 그 장소를 반대합니다. “결국 장자의 손이 끊기게 될 것입니다.”라고 왕에게 하기 힘든 말을 합니다. 그리고 주변에 굴하지 않고, 알고 있는바를 상세히 말합니다. 이 장면은 박재상이라는 인물의 올바른 인성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마지막 부분 권력욕에 물들어 사리 분별 못하고, 박재상을 배반한 흥선에게도 올바른 소리를 합니다. ‘이대 천자 지지’는 없으며, 가야사라는 “천 년간 나라를 비보하던 절을 태워?”라고 따집니다. 그리고 “자네가 장동 김씨 놈들과 다른 게 무어란 말인가?”라고 호통칩니다. 화가 난 흥선은 재상의 얼굴을 칼로 베어버립니다. 그리고 불 지르고 듣지 않는 흥선에게 이 땅은 “2대가 지나면 자네 자손이 절손되는 흉지란 말일세.”라고 이야기합니다. 한편 속 시원한 장면도 있습니다. 자기 손으로 죽인 아버지 김좌근의 묫자리를 찾기 위해 재상에게 온 김병기에게 명당을 소개합니다. 하지만 그곳은 묻힌 시신이 없어지는 흉지였습니다. 후에 김병기가 묘를 파지만 온데간데없는 아버지의 시신은 나름 통쾌했습니다. 병기의 거친 숨소리와 땅을 파는 지관들의 모습은 오랜 시간 복수를 꿈꾼 박재상이 성공했음을 의미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에 노인 박재상과 구용식이 하는 행동은 일제강점기를 겪은 우리 역사와 겹쳐 감명 깊었습니다. 박재상은 진심으로 기운이 좋은 터를 잡아주고, 구용식은 그동안 모은 모든 재산을 그들에게 줍니다. 그리고 나라를 다시 살려달라고 부탁합니다. 이러한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우리나라가 독립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 영화가 남긴 것
영화 ‘명당’은 단순한 사극이 아닙니다. 풍수지리 속 명당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인간의 권력과 욕망, 피할 수 없는 운명에 대한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가장 크게 남은 것은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은 결국 사람 자신의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명당이라도 그것을 차지하려는 인간의 욕망이 지나치면 오히려 화가 되고 만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유효한 진리인 듯합니다. 영화 속 박재상은 명당을 읽을 줄 아는 천재 지관이지만, 그 힘을 끝까지 정의롭게 사용하려 애씁니다. 반면 흥선과 김좌근 같은 인물들은 명당을 권력의 수단으로 이용하려 합니다. 이들의 대립은 결국 '땅'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라는 걸 보여줍니다. 아무리 좋은 땅, 좋은 조건이 있어도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이 영화는 겉으로는 운명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인간의 선택과 태도가 운명을 만든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관상, 사주, 명당 등 운명을 점치는 도구들이 아무리 정교해도, 그것에 의존해 살아가는 순간 인간은 도구에 지배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박재상이 "명당은 사람을 살리는 것이어야 한다."라고 말하듯, 진정한 가치는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단지 땅의 기운이 좋은 자리가 아니라, 스스로 떳떳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자리가 명당일 것입니다. 운명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운명을 선택하고 개척해 나가는 자세가 진정한 명당을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강력하게 말해줍니다. 약간의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영화의 중반 이후, 명당을 둘러싼 정치 싸움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빠르게 전개되면서, 정신없고 산만했습니다. 특히 인물들의 감정 변화를 읽을 수가 없어, 몇몇 장면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박재상이라는 인물의 내면 변화도 좀 더 깊이 있게 다뤄졌다면 관객 입장에서 감정이입이 훨씬 쉬웠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