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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문학으로 시대에 저항한 사나이

by GEO82 2025. 3. 27.

1. 한국 영화 동주

'별 헤는 밤'으로 유명한 한국의 윤동주의 삶을 표현한 작품으로 한국에서 20162월 개봉하였습니다. 영화는 일제강점기라는 암흑의 시대 속에서 말과 글, 양심과 저항 사이에서 고뇌한 청년들의 내면을 잔잔하게 표현한 작품입니다. 이준익 감독이 흑백 영상으로 연출한 이 영화는 배우 강하늘이 윤동주 역을, 배우 박정민이 송몽규 역을 맡아 둘 사이의 마찰과 동행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2. 동주의 줄거리

영화는 일본 경찰의 심문 장면으로 시작되며, 윤동주가 자신의 삶을 회고하는 구조로 전개됩니다. 만주에서 함께 자란 윤동주(강하늘)와 그의 사촌 송몽규(박정민)는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꿈꾸면서 문학에 관심이 많다는 공통점으로 영혼까지 믿을 수 있는 친구입니다. 하지만 세상을 향한 둘의 저항 방식은 달랐습니다.

 

함께하고 노력했으나 신춘문예에 몽규가 먼저 당선되게 됩니다. 동주보다 몽규가 먼저 등단을 한 것입니다. 꿈은 같지만 현실주의자에 가까웠던 몽규, 이상주의자에 가까운 동주는 함께 연희전문학교에 진학하였습니다. 그들은 조선의 독립과 민족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속에서 각자의 길을 걷습니다. 몽규는 적극적으로 항일운동에 뛰어들고, 동주는 글과 시를 통해 암울한 시대를 기록하려 합니다.

 

그러나 침묵조차 ''로 간주되는 현실 속에서, 윤동주의 시는 점점 더 내면으로 향하고, 결국 그의 양심은 일본의 검열과 탄압 속에 부끄럽게 행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동주는 창씨개명(이름을 일본식으로 바꾸는 것) 조차 망설이지만, 그 고뇌의 순간조차 시로 기록하고 담아냅니다.

 

둘은 일본으로 가서 각자의 방식으로 독립운동을 하였지만 그 죄로 투옥되게 됩니다. 투옥되어 생체실험 대상이 된 동주는 이름 모를 주사를 계속 맞게 되고, 향년 27세에 사망하게 됩니다. 고작 해방을 6개월 남겨둔 시점입니다. 동주와 몽규는 같은 이상향을 꿈꾸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그러나 꿈꾸던 결과는 이루지 못하는 그 시절의 참회록 같은 영화입니다.

 

3. 영화 속 감동 포인트

영화는 거대한 사건보다는 그 속에 있는 청춘들 선택과 행동을 정직하게 따라가며 그립니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옥중에서 동주가 검열을 받으며 자신의 시 '서시'를 암송하는 장면입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로 시작하는 이 시는 동주의 삶과 철학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이 시로 영화의 정서적 깊이는 더 깊어지며 보는 이로 하여금 잔잔한 충격을 줍니다. 그 순간은 단순한 시 낭송이 아닌, 자기 고백이자 고요한 저항의 목소리로 느끼게 만듭니다. 단순하고 간결한 흑백영화의 감성은 시와 동주의 감정에 집중하게 하고 보는 이에게 감동을 줍니다.

 

이전에 본 화를 내며 자백서에 서명한 몽규와 대비되게, 스스로 양심을 지키며 자백서를 찢는 동주의 장면이 더 생각나게 하는 한 장면입니다. 동주는 동주의 방식대로 최대한 감정을 표출하였던 것입니다.

 

또 하나의 장면은 송몽규가 동주에게 '넌 너대로 싸우면 된다.'라고 말하는 대목입니다. 그것은 서로 믿고 있지만 동시에 행동하는 방식이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침묵의 시인과 행동의 투사라는 상반된 서로의 방식을 이해하는 깊은 우정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시대의 비극 속에서,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부끄럽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청춘들이었습니다.

 

4. 느낀 점과 여운

영화 동주는 큰소리로 외치지 않습니다. 시처럼 조용히 속삭이듯 관객의 마음에 스며듭니다. 이 영화가 주는 가장 큰 감동은 같은 목표를 가졌으나 행동방식이 다른 것을 친한 친구가 서로 이해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누군가의 고뇌와 침묵도 역사라는 것, 그리고 부끄러움 없이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려준다는 점입니다.

 

영화에서 윤동주는 결코 영웅이 아닙니다. 대학에도 떨어지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하고 소극적인 인물입니다. 오히려 그러한 모습이기에 보는 이에게 더욱 인간적으로 다가옵니다. 거대한 저항보다 작은 양심을 지키려는 노력, 그 진심이 영화 시간 내내 느껴집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나는 과연 부끄럽지 않게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마음에 남습니다. 영화 동주는 단지 한 시인의 일생을 넘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양심과 기억, 그리고 다른 방식에 대한 이해를 생각하게 하는 인상적인 영화입니다.

 

영웅이 아닌 고뇌하는 인간 윤동주, 목소리를 내기보단 양심을 지키고자 했던 시인의 조용한 외침은 잔잔하지만 오래도록 마음에 남습니다. 더불어 우리가 시대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윤리적 질문을 던지면서 반성하게 하는 작품입니다.